코로나 공포 체험

오늘 라오스 내 코로나 확진자 836명. 비엔티안시 395명,  사망자 총 6명이다. 
한국에 비하면 적은 수라고 할 수 있지만 라오스의 인구를 고려해 본다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라오스의 인구는 700만 명 정도로, 대한민국이 5000만 정도이니  약 1/7 수준이다. 
그러니 라오스에서 800명은 한국의 5600명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감염률이 꽤 높다고 할 수 있다. 
 (라오스 코로나 상황은 나중에 다른 글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정리하기로 한다.)

남의 일만 같았던 코로나 감염 소식이 이제는 주변에서 종종 들려오고 있다.
예전 직장 동료가 감염되기도 했고, 현재 일하는 사무소 타 부서 직원들의 감염 소식도 왕왕 들린다. 
(물론 다들 건강하게 잘 회복하여 지금은 잘먹고 잘살고 있다.)

지난 연말, 사무소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하였다. 
(* 라오스의 20명 이하 모임 가능 지침을 준수하였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새해와 함께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소식을 전했다. 

아주 가까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식사를 한 공간에서 하였던 터라 뭔가 찝찝...
안 그래도 3차 부스터 백신을 맞은 후 조금씩 미열과 두통이 있는데, 
이게 부스터 때문이 아닌가 싶어 불안이 엄습했다.
 갑자기 목도 아픈 것 같고, 기침도 하는 것 같다. 기분 탓이겠지. 

아침부터 찝찝한 마음에 마른 손으로 얼굴을 여러 번 쓸어낸 후 '후아!' 
큰맘을 먹고 코로나 긴급진단키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다행히 몇 주 전 "상대적으로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은" 한국산 키트를 받아서 집과 사무실에 두었었다. 

(정말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다는 K-키트

집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키트를 까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늘 어설픈 게 많은 나는 (역시나) 키트 하나를 날려먹고
(테스트 "용액"이 들어 있는 병을 까서 쿨하게 뒤집었다. 용액은 액체다. 바보 멍청이 나놈아)
또 '후아!' 한숨 쉬고 두 번째 키트를 깠다. 

설명서와 키트 내용물 

PCR 검사할 때 긴 면봉으로 뇌를 찌르는 느낌이 싫어서 정말 하기 싫었는데, 
내 손으로 내 뇌를 찌르는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으랴. 😥
다행히 뇌까지는 안 찔러도 되는 친절한 키트씨였다. 😙
1.5cm 정도 넣어서 콧구멍 전체를 돌려가며 무자비하게 분비물(웩! 🤮)을 묻히면 되었다.
 (혹시 코 입구가 너무 청결할까 봐 뇌로 가는 입구까지 최대한 넣어서 하긴 했다. )

더욱더 경건한 마음으로 검사지에 나의 그것과 검사 용액이 섞인 용액을 떨어뜨리고 기다렸다. 
리트머스 종이가 젖듯 테스트 결과 부분 종이가 젖어가면서 결과를 보여줬다. 
"오!!! 대박 신기해." 
혼자 신기해서 좀 아쉬운 순간이었음. 

결과는 거의 순식간에 (10초 정도 걸렸나?) 나오지만, 그래도 판독은 15분 뒤에 해야 한단다. 
10초만에 나온 결과가 갑자기 믿음을 져버리고 반전이 있을수도 있나 걱정되었다.

15분 뒤, 확인해보니 반전 따위는 없었다. 
나는 매우 극히 심하게 음성이었다. (뚜렷한 한 줄 뿌듯!)

야호! 올랄라! 맘마미아!
음성이다. 너무 확실한 음성이다. 

왠지 이제 목도 안 아픈 것 같고, 기침도 안 하는 것 같다. 기분 탓이겠지. 
떨림과 두근거림, 그리고 안도감으로 가득한 1월 5일 오전이다. 

휴우, 거의 집콕하긴 하지만, 이제 더더욱 외출과 외식을 조심해야겠다. 
(똥손 덕분에 키트를 2개나 써버려서 키트도 아껴 써야 한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세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