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라오스, 영혼의 쉼터

영혼의 쉼터

가끔 타향살이가 고달파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거나, 물밀듯 쏟아지는 업무 가운데 정신적 휴식이 필요하거나,따스한 주말 오전, 산뜻한 커피와 가벼운 브런치가 생각날 때 항상 찾는곳이 있다.

 

'Cafe Nomad'

 

<노마드 내부전경>

라오스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이자 

한국계 주재원 및 교민들에게는

영혼의 쉼터이자 친구같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주말 오전 시간에 방문하게 되면

많은 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카페의 이름은 영어 'Nomad'의 뜻 그대로 '유목민'을 의미하는데, 방문객 중에는 'No Mad' 미친사람은 오지말라는 것인가(?)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은 한국인이 대부분이다)

 

카페 내부는 상당히 레트로하게 꾸며져 있는데,

카페 곳곳에 노마드를 상징하는 말 조각상과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예전에 말이 몇 마리일까 싶어 120 몇 까지 세다가 포기했다)

<벽에 걸린 유목민 그림과 기념품들>

카페는 아담한 편이지만, 2층에도 공간이 있어

단체손님도 방문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예약제로 'Wine Night'이라는 행사를 열어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와인바로 운영한 적도 있다.

 

또한, 외부 테라스가 있어서 흡연자인 나에게는

정말 맘 편한 곳이다.

&lt;노마드 외부 테라스&gt;

이 곳에서는 

각 종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빠니니를

즐길 수 있는데,

 

나는 특히 이 곳 커피를 매우 사랑해서

달커피(?)를 신청해두고

매일 출근길에 커피를 받아들고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베이컨/에그 빠니니>

 

라오스에는 다양한 맛의 커피가 존재하는데

시거나 달거나 묵직하거나 등 그 특징이 제 각각이다.

 

커피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인 나로써는

라오스에서 여러 카페의 다양한 커피를 시도해봤는데,

 

적어도 나에겐 이 곳 커피가 가장 입맛에

잘 맞았다. 이 곳 커피를 마시다가

한국에서 쥬시나 빽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면,

샷을 한두번 추가해야 겨우 마실만하다.   

 

<아메리카노와 오렌지주스>

 

'ອ້າຍໄຊ'

 

노마드의 사장님은 2003년도에

라오스에 처음 오셨다고 하는데,

라오스 살이를 시작하신지

벌써 햇수로 19년째라고 하신다.
라오스 교민 1세대 급이라 불릴만 하다.

 

19년이라는 긴 시간만큼,

라오스에 대한 깊은 내공을 가지고 계시는데,

빵빵 터지는 재밌는 에피소드부터

눈물콧물 짜내는 슬픈 에피소드까지 정말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사장님은

라오스에 대한 깊은 내공과 말주변

그리고 공감능력까지 더해져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계신데,

 

그 때문인지, 사장님의 팬과 지인들은

카운터 앞의 '통곡의 의자'라고 불리는 곳에 앉아 고해성사(??)를 하고 구원(???)을 받아가곤 한다.

 

<노마드 화장실벽면에 그려진 센스있는 벽화>

 

나도 이따금씩 프로젝트가 잘 안풀리거나

답답한 일이 생기면

통곡의 의자에 앉아 한참을 떠들곤 하는데,

그때마다 별다른 조언이나 충고는 하지 않고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신다.

 

이런 종류의 하소연은 듣는이도

많은 감정을 소모할 터인데,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다.

 

오늘도 카페에 앉아 브런치를 즐기고

새해덕담과 연말연시에 겪었던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나누다 간다.

 

 

나도 이번 해에는 누군가에게 '노마드'와 같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