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라오스에서 운동하는 법 (feat. 요가, 골프)

내가 한국에 있었던 작년 말, 코로나 방역지침이 계속해서 격상되더니 급기야 2.5단계를 거쳐 3단계까지 올라갔었다. 

운동 중독이었던 나는 격리 내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던 찰나였는데, 

격리가 끝나자 헬스장이 문을 닫았다. DAMN IT!

그렇게 한국에서 쇠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라오스에 다시 오게 되었다. 

 

이 곳에서는 다시 운동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한껏 들떠 있었다. 

하지만 와서 얼마 되지 않아 이곳도 방역지침이 격상되면서 헬스장이 모두 문을 닫았다. 

내가 가는 곳은 모두 코로나 방역지침이 격상된다. 아무래도 나에게 문제가 있나보다. 

평소 쇠질을 즐겨하던 나로서는 헬스장이 문을 닫으니 홈트로 몸을 간지럽히는 수 밖에 없었다. 

아, 자고로 운동이라 함은 무게를 쳐야 맛인데... 

아쉽다. 

 

무엇이라도 찾아서 해야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운동 중독이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는 여러가지를 찾아보았고, 그 결과 엉뚱하게 내 레이더에는 골프가 잡혔다. 

'골프가 운동이 될까?' 

'골프 비싼 운동 아닌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인생에서 '내가 혹여라도 해볼 가능성이 있거나 좋아할 것 같은 운동' 카테고리에 아예 들어있지 않던 것이 골프였다.

하지만 라오스 내 골프장은 코로나 상황과 상관없이 계속 영업이 가능하였고,

코로나 시국에서 되려 골프를 배우는 사람이 늘고 있었다. 

 

푸르른 골프연습장 보며 힐링 가능 

그렇게 나는 얼떨결에 골프를 시작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골프는 나에게 '운동'이 되지 못한다. 

자고로 나에게 운동이라 함은 내가 모르던 근육들을 근육통을 통해 깨달아가는 과정이거나,

심장이 터질것 같은 고통이 있어야 한다.  

골프는 이 둘의 조건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았다.

다만, 너무 못치는 내 자신에게 (심장이 아닌) 속이 터지는 고통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취미생활로는 적당한 듯하다. 적당히 움직이고, 적당히 재밌다. 

그리고 골프장의 푸르름이 갈때마다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 

영원히 잘 칠것 같지는 않지만 이렇게 골프라는 세계에 입문하여 활동(?) 중이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 덕분이다. (안 그랬다면 난 계속 쇠질만 했겠지.)

 

그리고 얼떨결에 시작한 것이 하나 더 있다.

행여나 있을 층간소음이 걱정되어 홈트를 하더라도 까치발을 들고 엉거주춤하게 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집에서 뭔가를 해야했다. (나는 운동 중독이었다. 222)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된 것은 엉뚱하게 요가이다. 

요가야말로 나의 '운동'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 전혀 없는, 심지어 너무도 정적인 움직임이다. 

그래도 집에서는 매트만 펴면 조용히 할 수 있고 심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는 운동이다. 

해보니 요가는 정적인 운동은 아니었다.

쓰지 않던 근육을 수축, 이완하면서 근육통이 생기기도 했고,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그리고 빠른) 움직임 때문에 땀이 뻘뻘난다.

(가만히 누웠다, 앉았다, 손을 뻗었다, 접었다만 하는데 나는 왜 헉헉 거리는가.)

그아침에 몸을 깨우는 차원으로 30분 정도 요가를 하고 나면 하루를 시작하기 딱 좋은 기분이 된다. 

아침의 기분이 하루를 좌우한다고 하지 않던가. 

나는 코로나 덕분에 요가를 하면서 좋은 기분의 하루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코로나 시국이다.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생기고, 어려움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그 덕분이라 하긴 뭣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운동도 시작하고 즐기게 되었다.

무엇이든 좋은 면도 있는 것이니까. 

 

다음주부터는 테니스도 배울 예정이다. (나는 운동 중독이다. 333)

이렇게 끊임없는 배움에 정진하고 운동 중독자의 삶을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