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영화보기

지난 주말, 라오스에 하루종일 비바람이 치더니 최저온도 13도까지 내려갔다.

그야말로 갑작스런 한파였다. 

오랜만에 추워진 날씨 탓에 아침에 일어날 때 오들오들 떨며 일어나야 했다. 

주말이니까,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에 비엔티안 전체가 추욱 가라앉은 느낌이지만,

조용하게 비내리고 초겨울같이 추운 날씨가 그리 나쁜 분위기만은 아니다. 

간단히 따뜻한 커피에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관 내 대기 공간. 나름 6관까지 있다.

비엔티안에는 비엔티안 센터와 ITECC에 영화관이 있다.

비엔티안에 들어와 있는 영화관은 태국 영화관 프렌차이즈인 'Major Platinum Cine Plex'이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관다운 시설을 잘 갖추어져 있고, 관리도 잘 되고 있고 상영 영화도 태국, 헐리우드, 중국, 한국 영화 등 다양하고 모두 최신작이다. (나는 '기생충'도 라오스 영화관에서 보았다.)

대형 팝콘이 날 유혹했다. 

영화관 입구에 있는 스낵바에서는 맛있는 팝콘도 판다. 우리나라처럼 핫도그, 오징어 등 메뉴가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살 수 있다. 

보통 영화관이 꽉 차는 일은 전혀 없기 때문에 영화 시작 10분 전에 가도 쉽게 표를 구할 수 있다. 

주말 가장 좋은 좌석 가격이 48000낍(약 4800원)정도이고, 매주 수요일은 무비데이여서 24000낍에 영화를 볼 수 있다.

 

나는 당연히 가장 좋은 VIP 좌석으로 잡았다. 

영화는 당연 팝콘이 함께 해야 한다.

기본맛, 카라멜맛, 치즈맛, 딸기맛이 있었는데 카라멜과 기본을 섞어서 가장 작은 사이즈로 시켜 먹었다.

요즘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서 말도 안되게 큰 사이즈의 팝콘과 콜라 2개를 75,000낍에 팔고 있어서 잠깐 흔들렸지만 버릴 게 더 많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꾸욱 참고 사지 않았다. (잘 참은 나 칭찬해~)

 

영화 상영 전 개봉예정작과 상업 광고가 있고, 안내문(핸드폰 진동으로 바꾸세요 등등)이 나온다. 

앞 좌석을 발로 차지 말라는 안내문은 없는 것을 보니 라오스 사람들은 앞좌석을 발로 안 차는 것 같다.

(대신 영화 보는 중간 중간 자꾸 일어나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번에 본 영화는 'Uncharted'였다.

Death on the NIle과 이것 중 뭘 볼지 rotten tomato 점수까지 다 확인하면서 고민을 했지만

더 최신영화를 보는 것으로 결론!! ㅎ  

라오스 영화관은 태국어 더빙판과 자막판 두 종류로 상영한다.

나는 당연 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자막판으로 보았다. (뜻밖의 영어 듣기평가 능력 +3 추가)

귀염둥이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가 나온 현대판 인디아나 존스 같은 영화인데 그냥 심심풀이 땅콩으로 보기 좋은 영화였다.

중간에 스페인어로 대화하는 장면은 태국어 자막으로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서 친구가 동시통역을 해주었다. ㅎㅎ

 

영화가 끝나고 모두가 그러하듯 한참 동안 영화에 대한 각자의 평을 열심히 늘어놓았다.

나는 영화에 대해 예민한 편이 아니라 대부분 후한 평을 주는 편이다. 이번 영화도 뭐, 이정도면 괜찮지 뭐. 

 

비오고 추운 비엔티안에서는 별로 할 일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영화도 보고 팝콘도 먹으니 비오고 추운 주말도 나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영어 듣기 평가 능력을 시험하지 않아도 되는 한국 영화도 조만간 상영해줬으면 좋겠다.